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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논란

category 시사이슈 2023. 8. 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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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의 철거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홍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인(김좌진·홍범도·지청천·이범석·이회영)의 육사 흉상 설치를 주도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24일 온라인 매체 <시사타파뉴스> 는 “일제강점기 청산리 대첩의 주역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전쟁영웅 5명의 흉상이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된다”며 “보훈부와 국방부가 철거를 지시했고, 향후 일정에 따라 철거될 예정”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다음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하며 사실로 확인됐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봉오동 전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은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공산당 가입 이후 스탈린이 한인 강제 이주 정책을 시행하면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돼 1943년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정부는 2019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계기로 2021년 홍 장군의 유해를 봉환, 건국훈장 중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서한 뒤 대전 현충원에 안장했다. 논란이 된 동상은 2018년 대한민국 임시 정부 수립 99주년을 맞아 설치된 것으로, 군 장병들이 훈련으로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제작됐다.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 소식에 야권은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쏟아냈다. 여권에서도 “너무 오버”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좌진 장군 기념 사업회 등 관련 독립운동기념단체들도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말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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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등 4개 단체는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육군사관학교의 흉상 철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종찬 광복회장은 27일 이종섭 국방장관에 공개서한을 통해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나라 국방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성토했다.

이 광복회장은 "육사에 흉상으로 모신 다섯분은 우리 독립전쟁의 영웅들"이라며 "내가 홍범도장군기념사업을 처음 시작했다"면서 홍 장군에 대한 독립운동사를 조목조목 기술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 다섯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이나 그런 류의 장군의 흉상으로 대체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제는 독립영웅들에게도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독립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는 것이냐”며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역사 인식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맹비난했다.

강 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독립영웅 흉상은 철거하면서 그 자리에 만주군 출신 백선엽 장군의 흉상 설치를 검토한다는 것”이라며 “그(백선엽 장군)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기구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정된 바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페이스북 올린 글에서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매카시즘으로 오해를 받는다. 그만들 하라. 그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그렇게 할거면 홍범도 장군에 대한 서훈을 폐지하고 하는 게 맞지 않겠나. 박정희 대통령이 1963년에 추서한 건국훈장 말이다”라며 “국가가 수여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흉상 철거 이유가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경력 때문이라는데 납득하기 어렵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며 “홍 장군은 해방 2년 전 작고해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